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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이야기 2013.09.26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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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언론은 경찰이나 검찰의 피의사실을 포착하고 발표하면, 그것이 마치 사실인 것처럼 보도하는 관행을 계속해 왔습니다. 이런 언론의 행태로 인하여 많은 일이 벌어졌는데요. 긍정적인 측면보다 부정적인 측면이 더 많다고 생각됩니다. 최소한 1차 판결이 나온 후에 즉, 법원의 판단이 나온 후에 보도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합니다. 최종 판결인 대법원의 판결 이후에 보도하는 것이 더 정확하겠습니다만, 지금까지 진행된 언론사의 관행으로 볼 때 3심인 대법원의 판결까지 기다리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인천 모자 살인 사건의 경우, 경찰의 수사에 협조하여 시신을 찾는 데 기여했던 사람이 본인의 무죄를 주장하며 자살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런 일이 참 많이 일어납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요? 가장 큰 문제는 언론에 있다고 봅니다.


자살을 선택한 분과 관련된 최근 기사를 보겠습니다. 기사의 제목에서 '차남 부인'을 범인인 것처럼 단정적으로 보도한 언론사는 연합뉴스, 국민일보, 아주경제, 교통방송, 경향신문, 서울신문, 뉴시스, OBS 등입니다. 


아래의 목록에서 1일전이라 함은 2013년 9월 25일을 말합니다. 그리고 기사 제목에서 언급되었던 '차남 부인'은 2013년 9월 26일 숨진 채 발견되었습니다. 남긴 유서에서는 '본인의 결백'을 주장했다고 합니다.


인천 모자 살인사건, 차남 부인도 범행 가담 연합뉴스  1일전

인천 모자 살인사건, 차남 부인도 범행 가담 국민일보  1일전 

인천 모자 살인사건 관련 차남 부인도 가담해 아주경제  1일전

인천 모자 살인사건, 차남 부인도 범행 가담 tbs 교통방송  1일전

인천 모자(母子)살해 사건 둘째 며느리도 공범 경향신문  1일전

인천 모자 살인사건, 며느리도 범행 가담 서울신문  1일전

'인천 모자 살인 사건' 며느리도 범행 가담 뉴시스  1일전

인천 모자 살인, 며느리도 '공범' OBS  20시간전


기사 제목을 이렇게 달고 있지만, 기사 내용을 확인해 보면 경찰이 공범임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경찰이 '차남 부인'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할 예정이라고 발표한 내용, 경찰이 판단할 때 공범으로 볼 수 있다는 정황이 있다고 언급한 내용 등이 나옵니다. 기사의 내용을 볼 때, 기사 제목을 지나치게 단정적으로 보도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천 모자 살인사건' 차남 부인도 범행 가담 추정 SBS  1일전

인천 모자 살인사건, 차남 부인도 범행 도왔나? EBN  1일전

‘인천 모자 살인사건’ 차남 부인도 피의자 조사 KBS TV  9시간전

인천 모자 살인사건 차남 부인, '단순 신고자? 범행 가담?' TV조선  1일전

며느리도 범행 가담했나…인천 모자 살인사건 새 국면 JTBC TV  20시간전 

‘인천 모자 실종사건’ 형사 “며느리 공범 가능성” 데일리안  1일전

인천 모자 살인사건 며느리도 공범?… 범행도구 살 때 남편 동행 아시아경제  1일전

경찰,'인천 母子 살인사건' 며느리도 공범 가능성 수사 조선일보  1일전

‘인천 母子’ 사건 며느리도 가담 정황 서울신문  11면2단  14시간전 

母子살인사건, 며느리도 가담 의혹…유산 상속자격 박탈? MBC TV  11시간전


단정적이지 않은 제목으로 보도한 곳은 SBS, EBN, KBS, TV조선, JTBC, 데일리안, 아시아경제, 조선일보, 서울신문, MBC 등입니다. 경찰의 발표 내용을 충실하게 제목에 반영한 보도입니다.


기사의 제목을 단정적으로 달았든, 추정이라는 표현을 쓰거나 물음의 형식으로 썼더라도 기사의 내용에서 피의자 본인이 경찰의 피의 사실을 부정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습니다. 기사 내용에 이렇게 적혀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 주요 언론사에서 그것도 상당히 많은 언론사에서 마치 경찰의 피의 사실이 확인된 사실인 것처럼 제목을 달아서 보도를 하게 되면, 본인의 심정은 어떠할까요?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 사건이기 때문에 그 누구도 사건의 진실이 어떠하다고 판단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리고 경찰의 조사가 마무리되어 재판이 진행되더라도 본인이 완강하게 부인한다면 결정적인 증거가 나오기 전까지는 범인이 아니라 피의자입니다. 재판 결과에 따라서 경찰의 발표 내용과 같이 공범이라고 판결이 나올 수도 있고, 그 반대의 판결이 나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단하신 언론사 기자와 언론사 데스크에서는 전지전능하신 능력으로 모든 사항을 다 꿰뚫어 보시고, 판결을 내려 버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차남 부인'도 공범이 맞다고 말이지요. 이는 법원을 무력화하는 일입니다.


왜 이런 일이 자꾸 반복될까요? 언론사 기자가 경찰서, 검찰에 상주하면서 경찰이나 검찰의 피의 사실을 바탕으로 해서 기사를 쓰기 때문입니다. 기자가 직접 취재하고 조사하고, 확인하는 과정은 대부분 생략되고, 경찰이나 검찰의 발표 내용을 진실로 받아들여서 보도를 하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상태에서 그 누구도 진실을 알 수 없지만, (범행을 자백했고, 범행을 저지른 '차남'은 알고 있겠지요.) 어떤 한 사람이 경찰의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결백하다고 주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참고인에서 피의자로 변경하였고, 언론에 의해서 범인으로 낙인 찍혔던 것입니다. 만약 본인의 주장대로 정말 결백했다고 한다면, 언론의 자극적인 보도 때문에 자살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리고 있었을 것입니다. 


만약 당신이 이런 상황에 닥치게 된다면, 어떤 생각이 들 것 같습니까?


경찰은 모든 관련자를 범인으로 가정할 수 있습니다. 그런 가정을 가지고 수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경찰이 무슨 사심을 가지고 범인이 아닌 사람을 범인으로 몰아가는 일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경찰의 발표만을 토대로 판단하여 언론사가 일방적으로 피의자를 범인으로 단정지어서 보도하는 관행, 나쁜 관행은 반드시 고쳐야 합니다.


언론사 기자가 경찰서나 검찰 기자실에 상주하다시피 하면서, 기사거리를 찾는 관행을 없애야 합니다. 그런 관행이 유지된다고 하더라도 경찰이나 검찰의 발표만을 근거로 보도하는 관행은 반드시 사라져야 합니다. 경찰서, 검찰에 가지말고, 1차 판결이 나는 법원에 가서 기사거리를 찾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CBS 노컷뉴스는 9월 26일 기사에서 "인천 남부경찰서는 26일 "구속된 정 모(29)씨가 오늘(26일) 오전부터 '처(숨진 김 모씨)와 공모해 모친과 형을 살해했다'며 범행 일체를 자백하고 있다"고 밝혔다."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리고 "이들 부부는 또 범행 전인 지난 7월 말 쯤 "땅을 파고. 자갈을 깔고. 불이 번지지 않게" 등 시신 유기 방법을 논의하는 내용의 카카오톡 메시지도 주고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보도했습니다.


만약 경찰이 부부가 공모했다는 증거 '카카오톡 메시지'를 확보했다면, 피의자가 자살하지 못하도록 즉시 체포하여 구속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경찰이 증거물을 확보했더라도, 아니면 증거물을 확보하지 못했더라도 여론의 비난을 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언론은 경찰이 증거물을 확보했는지를 확인한 뒤에 확정적 보도를 했어야 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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