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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강좌 2009.05.19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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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어렵다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는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네 맞습니다. 글쓰기는 어렵습니다. 말을 유창하게 잘 하는 사람이 글쓰기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합니다. 왜 그럴까요? 말하기와 글쓰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말하기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은 많지 않은데, 글쓰기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은 많습니다. 왜 그럴까요? 말하기와 글쓰기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말하기와 글쓰기의 차이를 알게 되면 자연스럽게 글쓰기에서 주의할 점을 이해하게 됩니다. 그러면 글쓰기가 조금 쉬워지겠죠?

말하기와 글쓰기는 전제로 하는 정보가 다르다.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은 대개 같은 공간에 있습니다. 같은 공간에 있다는 것은 대화를 하는 주변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는 말이지요. 대화를 하는 장소, 시간 외에도 말하는 사람의 태도, 기분, 분위기 등을 서로 알고 있습니다. 대화를 시작하기 이전에 있었던 일에 대해서도 공유하고 있지요. 대화는 이런 전제 하에 진행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 표현이 잘못되더라도 듣는 사람이 오해 없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가정해 봅시다. 갑돌이와 갑순이가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순돌이는 다른 장소에 있다가 방금 도착했습니다. 순돌이가 도착하자마자 어떤 말을 하는데 그 내용이 엉뚱한 말이라고 가정해 봅시다. 순돌이는 이전의 상황을 모르기 때문에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요. 그런 상황에서 엉뚱한 이야기를 한다면 순돌이는 이런 얘기를 듣기 쉽지요. "야~ 잘 모르면 말을 하지마!"

대화에서 전제로 하고 있는 사항을 파악하지 못한 사람이 대화에 끼어들면 저런 얘기를 듣게 됩니다.

늦게 도착한 순돌이는 말을 하지 않고, 말을 들으면서 분위기를 파악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분위기 파악 즉 대화의 전제에 해당되는 것을 파악하게 되면 말을 시작하지요. "늦게 와서 잘은 모르겠지만, 내 생각에는 말이야~"

자~ 그럼 글쓰기로 가 봅시다.

글쓰기는 글 쓰는 사람과 글 읽는 사람은 전혀 다른 공간에 있습니다. 그래서 공유하는 정보가 하나도 없습니다. 공유하는 내용이 전혀 없기 때문에 말하기에서는 설명할 필요가 없었던 것들을 글에서는 설명해야 합니다. 이 점 때문에 말하기와 글쓰기는 전혀 다른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 글 쓴 사람이 스스로 읽어보면 이해가 잘 되는데, 다른 사람이 읽으면 이해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글 쓴 사람이 알고 있는 상황을 독자는 전혀 모르기 때문입니다. 글 쓰는 사람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어떤 사실도 독자에게는 당연하지 않거나 아주 이상한 일일 수도 있습니다.

말로 할 때에는 조금 잘못되거나 이상한 표현을 쓰더라도 오해를 덜 받습니다. 주변 상황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글에서는 조금이라도 잘못된 표현을 쓰거나 이상한 표현을 쓰면 바로 오해를 받고, 이상한 방향으로 해석됩니다. 공유하고 있는 정보가 없기 때문입니다.

블로그에 고정적으로 방문하는 독자가 많다고 하더라도, 새로 방문하는 사람이 더 많습니다. 아무리 유명한 파워 블로거라고 하더라도 항상 처음 방문하는 사람을 기준으로 글을 써야 합니다. 이전의 상황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 읽어도 이해할 수 있고, 오해하지 않을 글을 써야 하지요.

글을 쓸 때, 내가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을 설명하기는 참 귀찮은 일입니다. 그래서 새로 알게 된 것이나 내가 얘기하고 싶은 것에 대해서만 쓰려는 경향이 있지요. 그러나 그런 내용만으로는 독자가 이해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나 컴퓨터 화면으로 글을 읽으면 꼼꼼하게 읽기가 더욱 어렵습니다. 만약 설명하기 귀찮은 내용이 있다면 최소한 다른 블로그의 글이라도 연결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어려운 것은 '어디까지 설명해야 하는가'를 깨닫는 일입니다. 어디까지 설명해야 내 글을 잘 이해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가? 이점을 고민해야 하지요. 이점은 글마다 다를 것이므로 각자의 몫으로 남깁니다.

글에서는 정확한 단어를 써야 한다.



말하기에서는 주변 상황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은어를 쓰거나 비유적인 표현을 쓰더라도 오해할 가능성이 적습니다. 그러나 글에서는 주의해야 합니다. 특정 계층만 이해할 수 있는 은어를 쓰거나 비유적인 표현을 쓰면, 독자가 이해하지 못하거나 정 반대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본인만 아는 말(이런 말을 개인어라고 합니다.)을 쓰게 되면, 독자는 이해하지 못합니다. 의외로 글에서 개인어를 쓰는 사람이 많습니다. 특별한 목적이 있다면 몰라도 그렇지 않다면 국어사전에 있는 단어를 국어사전에 있는 뜻으로 써야 합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몇가지 책은 국어사전에서 설명하지 않는 뜻을 설명하는 책입니다. 한국어의 뉘앙스 차이를 설명한 것이지요. 뉘앙스에 따라 미묘하게 뜻이 달라지는 것까지 생각하는 것은 국어사전 활용의 다음 단계라고 하겠습니다. 먼저 국어사전에서 설명하는 뜻으로 정확하게 쓸 수 있도록 노력하고, 그 다음에 뉘앙스 차이를 고려해도 늦지 않습니다.

국밥 시리즈라고 불리는 '국어 실력이 밥 먹여 준다'는 국어사전에서 설명하지 않는 우리말의 뉘앙스 차이를 설명한 것입니다. 국밥 시리즈는 편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정리되어 있어서 인기가 있는 것 같습니다. 두 권이 나왔지만 두권을 모두 합쳐도 다루고 있는 어휘의 수가 적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임홍빈 선생님이 정리한 '한국어 사전'은 최초의 한국어 뉘앙스 사전이면서 비교한 단어의 수가 많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사전 형식으로 정리했기 때문에 좀 재미가 없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뉘앙스 차이를 확인해 본다는 측면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사전 형식으로 정리하면 찾기가 쉽지만 재미가 없고, 글로 정리하면 재미는 있지만 궁금한 것을 설명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건방진 우리말 달인'이라는 책도 있는데요. 비슷한 부류의 책으로 보입니다. 아직 읽지 못했네요.

그 외에도 많은 책이 있지만, 각 단어의 미묘한 차이를 이해하고 실제로 글쓰기에서 활용하기까지는 상당히 오래 노력해야 합니다. 일단은 국어사전의 설명을 벗어나지 않도록 단어를 쓰는 연습을 해야 하지요.

말할 때 잘못된 표현을 쓰면 듣는 사람이 다시 확인하거나 하여 고칠 수 있지만, 글에서 잘못된 표현을 쓰면 고치기가 어렵습니다. 독자가 다시 물어볼 수 없으니까요.

그런 측면에서 블로그에 글쓰기는 약간 중간적 성격이라 하겠네요. 글 쓴 사람에게 댓글이나 트랙백으로 바로 물어볼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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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절대 공감되네요.
    전 얼마전에 그 글 솜씨 때문에 평생 먹을 비난을 받았다는...
    한가 하실때 제 글좀 보시고 좋언 좀 부탁드릴께요.
    전 아직 블로그 15일째의 초짜라...
    그 글 트랙백 걸어 둘께요
    좋은 하루되세요 ^^

    2009.05.19 10:39 [ ADDR : EDIT/ DEL : REPLY ]
    • 트랙백 거신 글을 보니까 댓글이 하나밖에 없고 비난의 글이 없는데요? 방송에 대한 글은 대부분 방송을 공유하고 전제로 하기 때문에 문맥상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은 적다고 생각합니다. 그 방송을 안 본 사람들은 잘 읽지 않으니까요. 대부분 방송 본 것을 전제로 하고 글을 쓰기 때문에 글만 보고는 이해도 잘 안되지요.

      2009.05.19 10:53 신고 [ ADDR : EDIT/ DEL ]
  2. 작은큰통

    말하기는 인류가 한 30만년 전부터 해왔기 때문에 아주 친숙한데 비해서, 글쓰기는 문자가 생긴 후부터 시작한 거니까 기껏해야 3천년이나 되었을까요? 30만년이나 지나왔기 때문에 말을 잘 못하는 사람은 도태되어 버렸고 남은 사람은 머리속에 말하기에 관한 효율적인 회로가 형성되어있다고 봐도 될 겁니다. 글쓰기는? 아직 멀었지요...

    2009.05.19 16:40 [ ADDR : EDIT/ DEL : REPLY ]
    • 맞습니다. 제가 이 글 쓰면서 생각했던 내용입니다. 훨씬 말하기를 오래 했기 때문에 더욱 익숙하지요.

      2009.05.21 16:42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