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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를 알고 싶다 2009.04.21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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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졸라 좋아. 졸라 재밌었다.
 아 슈바 아카츠키옷 보자마자 졸라 사람들 시선 상관 안쓰고 마구 찍어댄 ㅋㅋ
 아 오늘 졸라 재밌었다. ㅋㅋ

어느 10대 여학생의 블로그에 적힌 글입니다.

시내버스에서 재잘거리는 여학생의 잡담 속에서 '졸라'라는 말이 또렷하게 들린 적이 있습니다. 어찌나 당황스럽던지.

과연 그 여학생들은 '졸라'가 무슨 말인지 알고나 쓰는 걸까요?

얼마 전에 길거리에서 들은 남학생과 여학생의 대화입니다.
대학생으로 보이는 남녀의 대화 내용은 무슨 내용인지 잘 들리지 않았지만, 여학생의 이 한마디는 분명히 들리더군요.

"시간이 졸라 빠른 것 같지 않아?"

'아~ 이제는 여대생도 저 말을 쓰는건가?' 당황스럽더군요.

남학생과 여학생 사이에 쓰기에 적절한 표현이라고 생각하니까 쓰는 것이겠죠?

<사진 출처 : http://blog.naver.com/dbs1915?Redirect=Log&logNo=120064397455 >


시대가 변해서 그런 것인지, 여학생들이 무지해서 그런 것인지, 제가 시대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졸라'를 쓰는 여학생을 보면, "너 졸라가 무슨 말인지 알고는 쓰는거니?"하고 물어보고 싶어집니다. 그 여학생이 했던 말의 내용과 전혀 상관없이, 여학생의 인상이 좋게 보이지 않는 것은 당연하지요.

인터넷에서 확인해보니, '졸라'에 대해 잘 정리해둔 곳이 없는 것 같아서 정리해 봅니다. '졸라'를 좀 알고나 쓰라는 뜻으로 말이죠.

졸라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입에서 쓰이게 된 데에 졸라맨이 한몫을 했다고 하겠습니다. 졸라맨은 초등학생에게도 매우 인기가 많은 상황인데요. 졸라맨이 누구 목을 조르거나, 자기 목을 조르거나 하지 않는 것을 보면 '조르다'와 관련이 없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졸라맨의 작가는 본인의 홈페이지에서 '졸라맨'이 2000년 3월 18일 공표되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2000년 3월 졸라맨이 발표된 이후 '졸라'라는 말이 널리 퍼지게 된 것으로 생각됩니다.
(김득헌의 디지털 스페이스 http://www.dkunny.com/ 참조)

사실 '졸라'라는 말은 그 이전에도 쓰이던 말이었습니다. 주로 중고생들 사이에서 쓰이던 말이었고, 개인적인 짐작으로는 지방보다는 서울지역에서 주로 쓰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졸라맨의 작가가 본인 홈페이지에서 밝혔듯이 1972년 생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자신이 중고시절에 쓰던 말을 캐릭터 이름에 차용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이 글을 계기로 졸라맨이라는 캐릭터 이름에 대해서 작가 본인의 설명이 있으면 더 좋겠습니다. 홈페이지를 뒤져봐도 캐릭터 이름을 붙이게 된 것에 대한 이야기는 없는 것 같더군요.)

'졸라'는 '매우, 아주'를 대신하여 쓰이는 말인데, '존나, 존나게, 졸라게' 등으로 쓰입니다. 주로 입으로 쓰이는 말이므로 발음을 그대로 표기하면 받침이 ㄹ이나 ㄴ으로 되지만, 사실은 ㅈ 받침에서 온 말이죠. 이들 말은 모두 표준국어대사전과 같은 국어사전에서는 찾을 수 없는 말입니다. 오로지 국어사전에서는 ㅈ 받침 명사만 찾을 수 있습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 보면, 모든 유형이 다 쓰이고 있고, 심지어 '좆나, 좆나게, 좇나, 좇나게' 등도 쓰이고 있더군요.

이 말은 설명 안 해도 다 알겠지만, '남자의 성기를 비속하게 이르는 말'에 '나다'를 결합한 것입니다. 남자들이 쓰는 비슷한 말로 같은 낱말에 '빠지다'를 결합하여 쓰는 말도 있지요. '나다'와 '빠지다'는 정반대의 뜻을 나타내는 말이지만, 'ㅇ나게'와 'ㅇ빠지게'는 같은 뜻을 나타냅니다.

이 말은 '남자의 성기를 나타내는 말'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여성이 쓰기에는 참 거북한 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말의 모양이 좀 변화하고, 이제는 어원의식이 사라지게 되어 여성들도 쓰게 되었으니... 참으로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하겠습니다.

제가 알기로는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역에서 '졸라, 졸라게'를 주로 썼고, 남부지역에서는 '존나, 존나게'를 주로 썼던 것 같습니다. '존나, 존나게'만 되어도 원래의 ㅈ 받침이 좀 연상이 되는데, '졸라, 졸라게'와 같이 ㄹ 받침이 되면 원래 ㅈ 받침이라는 것이 연상되지 않는가 봅니다. 그러니까 여학생들도 따라하게 되는 것이겠죠?

이런 어원 의식이 얼마나 옅여졌으면, 10대 여학생의 블로그에 버젓이 쓰이고 있겠습니까?


'졸라'를 쓰고 안 쓰고는 본인의 선택이겠습니다만, 무슨 말인지는 알고나 씁시다. 가능한 안 쓰면 더 좋지요. ^^

어차피 은어이거나 욕을 쓰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남학생이 쓰는 것이나 여학생이 쓰는 것이나 무슨 상관이냐고 하실 분이 있을지 모르겠군요. 남자는 괜찮은데, 여자는 욕을 쓰면 안 된다는 관점으로 이 글을 쓴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해 둡니다.

그리고, 노파심에서 한마디 더 덧붙이면 위에 예로 든 블로그는 많은 블로그 중에 임의로 하나를 든 것에 불과합니다. 이미지 출처를 밝히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블로그를 밝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해당 블로그를 방문하여 악플 등을 달지 마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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