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앗다’는 남북에서 대략 다섯 가지 뜻으로 쓰인다. 첫째 ‘빼앗다’는 뜻이다. 이제는 ‘앗다’보다는 ‘빼앗다’가 주로 쓰이는 탓에 ‘앗다’의 쓰임이 좀 줄어들었다. 둘째는 ‘(낟알의) 껍질을 벗기다’의 뜻으로 “절구로 수수를 앗다”와 같이 쓴다. 셋째는 ‘목화의 씨를 빼다’의 뜻으로 “씨아로 목화를 앗다”와 같이 쓴다. ‘씨아’는 목화의 씨를 빼는 기구다. 1번부터 3번까지는 약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껍질을 벗기는 것, 씨를 빼는 것, 무언가를 빼앗는 것’은 무엇이 원래 가지고 있던 것 가운데 일부를 떼어낸다는 공통점이 있다.
‘앗다’의 넷째 뜻은 ‘두부나 묵 같은 것을 만들다’이다. 이는 북녘에서만 쓰인다.
“어제밤 두부를 앗겠다고 콩을 불쿠시더니 어느새 망에 갈아 콩물을 낸 것이다.”(박유학·그리운 조국 산천·문예출판사)
‘두부 등을 만든다’는 뜻은 위의 세 뜻과 차이가 좀 있지만, 콩을 불리고 갈아서 만든다는 점을 고려하면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고도 보인다. 그래서 남·북 사전에서 네 가지 뜻을 좀 다르게 처리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1∼3번 뜻을 하나의 ‘앗다’에서 갈라진 뜻갈래로 보았다. <조선말대사전>에서는 2∼4번 뜻을 묶어 하나의 ‘앗다’로 보고, 1번 뜻을 별도의 ‘앗다’로 구별하였다.
한편, ‘앗다’의 다섯째 뜻은 ‘품으로 도와준 일을 품으로 갚다’란 뜻으로 “모심기할 때마다 동네 사람들이 품을 앗아 주었다”와 같이 쓴다. ‘품앗이’는 품을 서로 앗아 주는 것에서 온 말이다.
‘앗다’ 쓰임 / 김태훈 한겨레 칼럼 2008.02.10 (일) 오후 8:56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26859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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