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자리’는 남녘의 ‘계좌’(計座)와 같은 말이다. 북녘에서는 경제활동에서 ‘계좌’라는 말을 쓰지 않는다. 남북이 같이 쓰는 말로 ‘구좌’(口座)가 있는데 이 말은 일본어에서 온 말이다. 그래서 북녘에서는 ‘돈자리’로 다듬었고, 남녘에서는 ‘계좌’로 순화했다. ‘셈자리’라고도 한다. 북녘에서 계좌는 ‘묏자리나 집터가 계방(癸方)을 등진 방향’이라는 뜻의 계좌(癸坐)가 된다. 이는 남녘에서도 쓴다.
북남에서 다르게 쓰는 경제 용어로는 결제돈자리/결제계좌, 시좌예금(時座預金)/요구불 예금, 행표(行票)/수표, 화페/화폐 등이 있다. 북녘에서 수표는 남녘의 ‘서명, 사인’의 뜻이다. 화폐(貨幣)는 남북이 같이 쓰는 한자말인데도 표기가 다르다. 이는 한자 ‘幣’의 음을 달리 적기 때문이다. 이 한자가 들어간 말은 ‘지페/지폐, 조페/조폐, 페백/폐백’과 같이 모두 차이가 있다.
한편, 남녘에서는 예금 계정, 계정 계좌와 같이 계정을 쓰는데, 북녘에서는 계정(計定)을 쓰지 않는다. 북녘에서 계정은 ‘길을 떠난다’는 계정(啓程)이나 ‘층계 앞에 있는 뜰’을 뜻하는 계정(階庭)이 된다. 계정(階庭)은 남녘에서도 쓰인다.
돈자리·행표 / 김태훈 한겨레 칼럼 2007.12.31 (월) 오후 10:52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26009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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