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대뼈가 두드러진 아래로 길쭉하니 내리패인 호물때기 볼에 한도리 감아붙인것 같은 구레나루와 입술이 푹 파묻힌 푸석수염에는 잔고드름들이 그득 매달렸다.”(류근순 <병기창에서>, <조선문학> 1968년 2-3호)
푸석수염은 ‘푸석푸석하게 자란 수염’이다. 이는 ‘푸석푸석한 피부에 거칠게 난 수염 혹은 수염 자체가 푸석푸석한 것’ 등을 함께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푸석’과 관련된 말로 ‘푸석돌·푸석살·푸석이·푸석흙’ 등이 있다. 모두 ‘푸석푸석한 무엇’으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북녘에서는 ‘푸석돌’과 같은 뜻의 ‘퍼석돌’도 쓴다. ‘푸석이’는 북녘에서 ‘푸서기’로 쓰고, 물건과 사람을 모두 가리킨다. 곧 ‘부서지기 쉬운 물건’, ‘옹골차지 못한 사람’을 이른다. ‘푸석흙’은 ‘경조토’(輕燥土)를 다듬은 말로 보인다.
‘푸석푸석하다’와 ‘퍼석퍼석하다’는 비슷한 뜻인데, ‘퍼석퍼석하다’는 ‘원래 물기가 좀 있다가 없어진 상태’에 쓰인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사과가 퍼석퍼석하다”, “무가 오래되어 퍼석퍼석하고 맛이 없다” 등에서 ‘푸석푸석하다’를 대신 쓰면 좀 어색하다.
푸석수염 / 김태훈 한겨레 칼럼 2007.11.18 (일) 오후 6:58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25090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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