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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말 칼럼2009/04/05 22:16





남녘의 현행 한글맞춤법에서 ‘ㄱ·ㄷ·ㅅ’의 이름은 ‘기역·디귿·시옷’이다. 북녘의 조선어철자법에서는 ‘기윽, 디읃, 시읏’이다. 다른 자음의 이름은 모두 같다. 자음 이름에는 규칙이 있다. 자음에 모음 ‘이’를 결합한 첫 음절과, 모음 ‘으’에 해당 자음을 결합한 둘째 음절을 이름으로 한다. ‘치읓·키읔·티읕·피읖·히읗’ 등이 그것이다.

이런 차이는 왜 생겼을까? 한글 자음과 모음의 이름은 최세진이 1527년에 지은 ‘훈몽자회’에서 비롯되었는데, 관습적으로 쓰이는 이름을 인정한 남녘 규범과 통상적인 이름을 규칙에 맞도록 바로잡은 북녘 규범의 차이 때문이다.

훈몽자회는 어린이용 한자 학습서인데 한자 공부를 위해 한글(훈민정음)로 음을 달았다. 이 책에 한글의 쓰임과 음을 익힐 수 있도록 한글 자음과 모음을 한자로 소개했는데, 그것이 한글 자모 이름으로 굳어진 것이다. ‘ㄱ’을 ‘其役’(기역)으로 적어서 ‘기’의 첫소리와 같고, ‘역’의 끝소리와 같다고 설명한 것이다. ‘ㄴ’은 ‘尼隱’(니은)으로 적었다.

‘ㄱ·ㄷ·ㅅ’을 ‘기역·디귿·시옷’으로 적은 이유는? 한자 가운데 ‘윽, 읃, 읏’으로 발음되는 것이 없었기 때문이다. ‘윽’은 발음이 비슷한 ‘역’(役)으로 적고, ‘ㄷ’은 ‘池末’으로, ‘ㅅ’은 ‘時衣’으로 적은 뒤 ‘末, 衣’에는 표시를 해 두었다. 그 표시는 훈독, 곧 한자의 뜻으로 읽으라는 것이다. ‘귿 말’(끝 말)자를 ‘귿’으로 읽고, ‘옷 의’자를 ‘옷’으로 읽으면, ‘디귿, 시옷’이 된다. ‘池’는 16세기에 ‘디’로 발음되었다.

기윽 디읃 시읏 / 김태훈  한겨레 칼럼 | 2007.10.07 (일) 오후 7:00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24123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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