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교육에서 열린 읽기 활동의 도입을 위한 기초 연구
A Preliminary Study for Introduction of Extensive Reading Activity in Education of Korean as a Foreign Language
우형식. 2008. 우리말연구 22. 우리말학회.
열린 읽기, 이해가능한 입력, 등급화된 자료, 등급화된 학습자, extensive reading, comprehensible input, Leveled materials, Leveled reader
1. 들어가기
2. 열린 읽기의 위상과 특성
3. 열린 읽기의 원리와 활용
4. 열린 읽기 활동의 조직
5. 열린 읽기를 위한 자료 선정
6. 맺음말
열린 읽기는 쉽게 말하면, 학습자가 텍스트를 선정하고 스스로 읽는 것을 뜻한다. 열린 읽기는 ESL이나 ELL, EFL 등의 영어 교육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는 데, 한국어 교육에서는 크게 적용되지 않고 있는 것 같다.3)
3) 한국어 교육에서보다 영어 교육에서 열린 읽기에 관한 연구가 상당수 존재하는데, Bamford & Day(2004)에 주요 항목들이 비교적 자세히 소개되어 있다. 아울러 열린 읽기의 실제적인 활용에 관한 것은 다음 인터넷 사이트를 참고할 수 있다.(http://www.extensivereading.net, http://www.erfoundation.org)
교수-학습의 관점에서 보면, 읽기 교육의 접근 방법은 크게 실천(practice)-중심, 결과(product)-중심, 과정(process)-중심의 세 가지 관점에서 정리될 수 있다(Wallace, 2001 참조).
활동(activity)의 측면에서 보면, 읽기는 의미를 위한 읽기(reading for meaning)와 소리내어 읽기(reading aloud)로 구분된다(Doff,1988). 전자는 문어체 텍스트를 보면서 그것이 전하는 메시지를 해석하는, 즉 문어 텍스트를 의미화하는 것(묵독)을 뜻하고, 후자는 단순히 의미를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정보를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는 것(낭독)을 목적으로 한다.
외국어 습득은 목표 언어 지식에 대한 학습자들의 이해가능한 입력(comprehensible input)에 크게 의존한다(Mason & Krashen, 1997;Ying, 1995). 여기서 ‘이해가능한’의 의미는 학습자들이 입력되는 목표 언어에 대한 지식으로부터 의미를 도출할 수 있음을 뜻한다.
Gass & Selinker(1993)은 이해가능한(comprehensible) 입력과 이해된(comprehended)입력을 구분한 바 있다.
Krashen(1982)에서 언급한 ‘i+1’ 가설은 외국어 습득에서 매우 의미 있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가설에서는 현 단계의 입력(input; i)이 다음 단계의 입력(i+1)으로 이행되어야 효과적인 습득이 가능한데, 이를 위해서 우선 입력된 내용이 완전히 이해되어야 한다고 본다.
학습자들은 더 많은 어휘와 표현, 구조, 담화 양상에 노출될 것이며, 이에 따라 학습자들은 목표 언어의 속성과 용법에 대한 이해가 더해져야 한다(Ellis, 1995 참조).
따라서 교실 안에서의 수업활동은 학습자들이 거대한 양의 입력을 받아들이고, 입력된 것을 해석하기 위해 요구되는 자동성과 유창성을 개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Bamford, 1993; Paran, 1996). 즉, 학습자들은 교실 안 수업에서뿐만 아니라, 교실 밖에서 가능한 한 많은 양의 이해가능한 입력을 수용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10) 이런 측면에서 열린 읽기는 교실 수업에서 습득한 지식을 실제로 적용하여 입력을 강화하고, 교실 밖의 발화 현장에서 실제적인 사용에 요구되는 목표 언어의 새로운 지식을 입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것이다.
열린 읽기에서 학습자는 자신이 읽고 싶은 것을 스스로 선택하며, 가능한 한 많은 양의 자료를 읽는다. 학습자가 자료를 스스로 선택하는 것은 열린 읽기의 바탕이 되는데, 이것은 교사가 교재를 선택하고 읽기 자료를 제공해 주는 전통적인 방식과 구별된다. 물론 학습자는 선택한 자료가 재미없거나 읽기 어려운 것이라면 스스로 그만둘 수도 있다. 특히 열린 읽기의 이점은 그 양에서 비롯되므로, 학습자가 읽기 활동을 가능한 한 많이 할수록 효과적이다. Schmidt(1998)에서는 열린 읽기로부터 효과를 얻으려면 주당 한 권(a book a week)이 적절한 것으로 본다.
열린 읽기에서 읽기 속도는 느린 것보다 빠른 것이 더 낫다고 보며, 읽기의 목적은 보통 즐거움(pleasure)과 정보, 일반적인 이해(general understanding)와 관련된다. 학습자는 자신이 이해할 수 있는 자료를 가급적 빨리 읽음으로써 읽기의 유창성을 기를 수 있다.
한국어 교육에서 열린 읽기를 도입하면 어떤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될 것인지도 문제가 된다. 이것은 매우 실제적이어서 열린 읽기의 수행에 대한 가치 판단에 도움을 주는 것이기도 하다. 한국어 교육에서 열린 읽기 활동을 활용하면 여러 측면에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첫째로, 한국어 교육에서 열린 읽기는 앞에서 살핀 바와 같은 일반적인 특성과 이점을 수용한다는 것과 함께, 전부터 이어져 오는 교실 중심의 심화된 교육 활동을 보완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둘째로, 열린 읽기는 한국어에 대한 학습자의 관심과 입력을 강화시켜 주기 때문에 교실 수업에서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기초 자료를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셋째로, 열린 읽기는 학습자가 교실에서 배운 언어 지식을 실제로 적용할 수도 있거니와, 주어진 텍스트의 독해와 감상뿐만 아니라 그 안에 녹아 있는 문화 항목의 이해에도 크게 도움을 줄 것이다.
열린 읽기를 실제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프로그램을 구상하여 실천해야 한다.23) 미시적으로 보면, 열린 읽기에서 시행될 수 있는 활동은 ‘시작하기-자료 소개하기-동기 부여와 도와주기-모니터하기-평가하기’의 단계로 조직될 수 있다.
평가하기 단계에서는 학습자들이 실제로 자료를 읽었는지를 확인하고, 각각의 능력을 평가하는 절차를 거친다. 여기서는 1분 읽기(one-minute reading), 빈칸 채우기(cloze test), 1문장 요약 테스트(one-sentence summary test), 빨리 대답하기(speed answering), 개인별 어휘 테스트 등의 방법을 활용할 수 있다(Bamford & Day,2004:86-90).
4.2. 운영상의 문제들
한국어 교육에서 앞에서와 같은 단계로 열린 읽기 활동을 수행할 때, 좀더 깊이 있게 고려해야 할 몇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로, 준비된 자료에서 학습자들이 실제로 읽을 책을 선정하기 위해서는 학습자 자신의 독서 등급(reader level)이 결정되어야 한다.
둘째로, 학습자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교사는 가장 많이 읽은 학습자를 식별할 수 있도록 보상 체계를 만들 필요가 있다.
셋째로, 읽기 보고서가 적절하게 작성되어야 한다.
넷째로, 평가는 읽기 경험의 완전성에 기여하고 앞으로의 읽기를 격려할 수 있도록 의욕을 북돋아 주는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5. 열린 읽기를 위한 자료 선정
5.1. 자료의 등급화
열린 읽기는 학습자들이 무엇을 읽을 것인가 하는 점이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된다. 열린 읽기에서는 우선 주제가 학습자의 상식적 수준에서 이해될 수 있으며, 형식과 의미에서 적절한 난이도를 갖추고, 내용에서 흥미가 있어야 함을 자료 선택의 기본 지침으로 삼는다.32) 열린 읽기에서 활용하기 위해 선정된 자료는 텍스트의 주제와 언어 형태, 내용 등의 난이도를 고려하여 등급(level)이 부여된다.33)
열린 읽기를 위한 자료는 실제적(authentic)인 것뿐만 아니라 학습자를 위해 특별히 단순화한(simplified) 것을 포함한다.36) 학습자들이 텍스트와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만 있다면, 실제적인 자료가 유용할 것이다. 왜냐하면 비실제적인 자료는 언어의 모델로서는 열등하며 실제적 상황에서의 해석에 단서가 될 수 있는 부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Haverson, 1991).
실제로 열린 읽기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거니와 일정 수준의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여기서 필요한 자료는 다양한 주제와 장르를 포괄하면서도 학습자가 흥미를 느끼고 즐길 수 있는 것으로 선정하고, 특히 각각의 자료는 학습자가 자신의 읽기 등급에 맞게 선택하여 읽을 수 있도록 등급화되어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어 교육에서 열린 읽기가 실행되면, 이것은 자료를 선택하고 읽기를 수행하며 결과를 평가하는 데 학습자가 스스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열려 있는 한국어 의사소통능력을 키워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문화 교육이나 텍스트 읽기를 통한 문학 교육의 영역에서 열린 읽기는 매우 효율적인 방법이 될 것이다. 그런데 한국어 교육에서 열린 읽기 활동을 실제로 실행하기 위해서는 프로그램의 설정과 운영 뿐만 아니라, 공간과 자료의 확보 등에서 많은 문제들이 제기될 수 있
을 것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전면적으로 시행하기보다는 소그룹 단위에서 시작하여 점차 교육과정에 접목하여 정착시켜 가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보인다.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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