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집에서 ‘낮춤’의 느낌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아마도 ‘가시내, 가시나’의 영향으로 보인다. ‘가시’에서 ‘가시내’가 연상되기 때문일 것이다. ‘가시’는 조선 초에도 쓰이던 말로 ‘아내’를 뜻한다. “처(妻)는 가시라”와 같이 본디는 명사였지만 점차 쓰임이 줄어들어 이제는 앞가지로 쓰인다. 가시집을 ‘처가의 낮은 말’로 본 것은 〈큰사전〉(1947년)에서 비롯되었다. 그런데 〈조선말 사전〉(1960년)에서 ‘처가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 풀이했다가 〈현대조선말사전〉(제2판·1981년)에서는 ‘안해의 친정집’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사이 북녘에서 인식이 바뀌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안해’는 ‘아내’의 옛말이면서 북녘에서는 ‘문화어’(표준말)로 쓰인다.
‘가시-’가 들어간 남북 지역어를 보면, 중부를 제외한 북부와 남부 지역에서 두루 확인된다. 이런 상황에서 북녘 사전에 ‘가시아버지, 가시어머니’가 있는데 남녘 사전에 없는 것은 ‘가시-’에 대한 남북의 인식 차이를 보여준다.
상황에 따라 ‘가시내, 가시나’도 ‘낮춤’의 뜻 없이 쓰이기도 하므로, 앞가지 ‘가시-’를 살려 써 보면 어떨까?
가시집 / 김태훈 한겨레 칼럼 2007.06.17 (일) 오후 5:30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21646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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