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잠은 왜 ‘깊이 들지 못한 잠’을 뜻하게 되었을까? ‘노루·토끼’나 ‘괭이·개’와 같은 방식으로는 이해되지 않는다. 남북이 같이 쓰는 ‘여우볕’은 ‘비나 눈이 오는 날 잠깐 나왔다가 숨어버리는 볕’이고, 남녁말 ‘여우비’는 ‘볕이 있는 날 잠깐 오다가 그치는 비’이다. 여우볕과 여우비는 ‘잠깐 지속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 점에서 ‘여우잠’을 이해할 수 있겠다.
‘겉잠’과 관련 지어서도 해석할 수 있다. 겉잠은 ‘겉으로만 눈을 감고 자는 체하는 것’ 혹은 ‘깊이 들지 않은 잠’이다. 앞의 뜻은 여우잠과 관련 지을 수 있다. 여우는 영리하고 교활하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곧, ‘잠자는 체하지만 사실 안 자는 것’을 이르는 말로 시작해서 뒤의 뜻으로 쓰인다고 볼 수 있다.
여우잠 / 김태훈 한겨레 칼럼 2007.05.13 (일) 오후 6:27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20892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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